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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모르면 왜 손해 볼까?(중상주의, 케인즈, 행동경제학)

by hyoppley 2026. 3. 16.

경제를 모르면 왜 손해 볼까(중상주의, 케인즈, 행동경제학)
경제를 모르면 왜 손해 볼까(중상주의, 케인즈, 행동경제학)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사회 초년생 때는 경제 뉴스가 정말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물가가 어떻게 변하든 그저 "전문가들이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6년 차 직장인이 된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월급, 적금 이자, 대출 이자, 물가 상승률 같은 단어들이 제 통장 잔고와 직접 연결되는 순간, 경제를 모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체감하게 됐습니다. 경제학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공식이 아니라, 세상이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이해하는 사고의 틀입니다. 그 틀을 모르면 결국 뉴스와 분위기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걸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경제학은 왜 정답을 못 맞힐까? 중상주의부터 시작된 생각의 역사

혹시 경제학자들은 왜 금융위기를 미리 예측하지 못했을까 궁금하셨나요? 1997년 외환위기,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대형 경제 위기가 터질 때마다 사람들은 "전문가들은 뭐 했나"라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경제학은 물리학 법칙처럼 정해진 공식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이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경제는 너무나 많은 변수와 사람들의 기대 심리에 따라 매 순간 변하기 때문이죠.

중상주의(Mercantilism)는 16~18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경제사상으로, 국가가 금은보화를 최대한 많이 쌓아두는 것이 부의 상징이라고 본 이론입니다. 여기서 중상주의란 수출은 늘리고 수입은 줄여서 무역 흑자를 만들어 금은을 축적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출처: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영화 호빗에 나오는 용 스마우그처럼 보물 더미 위에 앉아 있는 것이 부자라고 여겼던 시대였습니다. 당시에는 내가 더 많이 가지면 상대방은 가난해지는 제로섬 게임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고, 무역은 활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8세기 애덤 스미스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그는 국부론에서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율적으로 조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정부가 굳이 개입하지 않아도 시장이 알아서 균형을 찾는다는 고전 경제학의 시작이었죠. 제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경제 이론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식을 직감으로 사는 사람도 있고, ETF만 믿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선택들도 결국 자신이 믿는 경제 사고방식의 결과물인 셈입니다.

케인즈의 등장과 정부 개입, 그리고 1970년대의 배신

1920년대 대공황은 고전 경제학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미국 증시 시가총액의 90%가 폭락했고, 전 세계는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졌습니다. 아무리 물건을 만들어도 사람들이 사지 않으니 창고에는 재고만 쌓여갔습니다. 세이의 법칙(Say's Law)이라는 게 있었는데, 이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이론입니다. 쉽게 말해 "만들면 팔린다"는 믿음이었죠. 하지만 대공황은 이 믿음을 산산조각 냈습니다.

이때 등장한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사람들이 소득의 일부를 저축하기 때문에 총수요가 부족해진다고 분석했습니다. 저축의 역설(Paradox of Thrift)이라는 개념인데, 개인에게는 저축이 미덕이지만 모두가 저축만 하면 경제 전체로는 소비 부족으로 불황이 온다는 뜻입니다. 케인즈는 정부가 나서서 재정 지출을 늘려 총수요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정부의 경제 개입이 정당화되기 시작했고, 케인즈 경제학은 한동안 완전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런데 1970년대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발생한 것입니다. 여기서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 침체(Stagnation)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이 결합된 용어로, 물가는 오르는데 경제 성장은 멈춘 상태를 의미합니다. 오일쇼크로 원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생산 비용이 급증했고, 공급이 줄어들며 물가는 치솟았지만 경기는 침체됐습니다. 케인즈 이론대로 정부 지출을 늘렸다간 인플레이션만 더 악화될 판이었습니다. 이 시기를 거치며 다시 자유시장을 강조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힘을 얻게 됩니다. 제가 요즘 금리 인상 뉴스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정부와 중앙은행도 결국 케인즈와 고전주의 사이 어디쯤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비합리적이다, 행동경제학이 바꾼 경제학의 전제

경제학의 가장 큰 전제는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제 경험을 돌이켜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적금 만기가 됐을 때 재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자율이 조금 낮아도 "일단 안전한 걸로"라며 같은 상품을 다시 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합리적이라면 다른 금융상품과 비교해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귀찮고 번거로워서 그냥 현상 유지를 선택하는 거죠.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은 바로 이런 인간의 비합리성을 경제학에 반영한 분야입니다. 대표적인 학자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인데, 그는 인간의 마음에는 두 가지 시스템이 있다고 했습니다. 시스템 1은 빠르고 직관적인 사고, 시스템 2는 느리지만 논리적인 사고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대부분 시스템 1을 사용하면서도 시스템 2를 쓴다고 착각한다는 점이죠.

대표적인 예가 손실 회피 성향(Loss Aversion)입니다. 사람들은 같은 금액이라도 이득보다 손실을 훨씬 크게 느낍니다. 실제로 200만 원을 받고 동전 던지기로 100만 원을 잃거나 얻는 내기와, 100만 원을 받고 동전 던지기로 200만 원을 얻거나 아무것도 못 얻는 내기는 확률적으로 같은 기댓값을 가집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첫 번째 내기를 훨씬 싫어합니다. 이미 손에 쥔 걸 잃는 게 너무 아깝기 때문이죠(출처: 한국행동경제학회).

리처드 탈러의 넛지(Nudge) 이론도 행동경제학의 대표 사례입니다. 넛지란 팔꿈치로 슬쩍 찌른다는 뜻으로, 강제가 아닌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파리 그림을 붙여 놓으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그림을 겨냥하게 되고, 소변이 튀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는 인간의 심리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경제학적 접근입니다.

제가 최근에 느낀 건, 주식 투자를 할 때도 이런 비합리성이 계속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손해 보는 주식은 "언젠가 오르겠지" 하며 계속 들고 있고, 수익 나는 주식은 조금만 올라도 "지금 팔아야지" 하며 성급하게 매도합니다. 합리적이라면 반대로 해야 하는데 말이죠. 행동경제학을 알고 나니, 제 투자 패턴이 왜 이런지 조금 이해가 됐습니다.

경제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숫자와 그래프를 외우는 게 아니라, 결국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중상주의 시대 사람들은 제로섬 세상에서 살았고, 케인즈 시대 사람들은 정부의 역할을 믿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 모든 이론이 섞인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경제 이론은 정답이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믿음을 담은 틀입니다. 저 역시 아직 경제를 완벽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조금씩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태도 자체가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경제를 모르면 뉴스에 휘둘리고, 알면 적어도 내 선택의 이유를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제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서 세상을 더 멀리 내다보는 힘, 그게 바로 경제를 배우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8eWMGsP_Y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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