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차 직장인으로 살다 보니 부동산 뉴스를 볼 때마다 그냥 남 얘기처럼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월급 모아서 살아가는 입장에서는 집값, 전셋값, 대출 규제 같은 말들이 전부 제 현실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53주 연속 상승하는 기록을 보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올라가는 거지?"라는 불안감이 계속 커졌습니다. 정부는 2025년 6월 27일 대출 규제를 시작으로 9월 7일 공급 대책, 10월 15일 3중 규제까지 강력한 카드를 연달아 내놨지만 시장은 눈 하나 깜짝 안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26년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라는 데드라인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주택자 규제의 핵심,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양도세 중과라는 단어를 처음 듣는 분들도 계실 텐데, 저도 처음엔 "세금을 더 낸다는 건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얼마나?"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양도세 중과란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기본 세율에 추가로 20~30% 포인트의 세금을 더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2 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20% 포인트, 3 주택 이상은 30% 포인트가 추가되어 지방세까지 합치면 최고 세율이 82.5%에 달합니다. 쉽게 말해 집을 팔아서 10억 원을 벌면 그중 6억 8천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구조입니다(출처: 국토교통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된 이 제도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4년간 일시 정지됐습니다. 그 4년짜리 유예 기간이 바로 2026년 5월 9일에 끝나는 것입니다. 5월 10일부터는 다시 원래대로 중과가 적용되기 때문에 다주택자들 입장에서는 그전에 팔아야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정부가 세금으로 압박하면 당연히 매물이 쏟아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시장 반응을 보니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2020년 문재인 정부 때도 강력한 다주택자 규제가 나왔지만 집값은 오히려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런 학습 효과 때문에 지금도 "버티면 된다"는 심리가 다주택자들 사이에 깊이 박혀 있습니다. MBC PD수첩에서 잠실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20대 다주택자를 인터뷰했는데, 그는 "절대 안 판다. 향후 보유세 압박이 오더라도 결국 버티면 이긴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정책 효과가 나타나려면 단순히 세금 인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핵심지 집값은 왜 안 내릴까
서울 아파트 매물은 2월에만 한 달 새 18.8% 급증했습니다. 1월 23일 56,219건이던 매물이 2월 23일에는 66,814건으로 1만 건 이상 폭증한 것입니다. 언뜻 보면 시장이 무너지는 신호처럼 보이지만, 저는 실제 데이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다른 결론을 내렸습니다. 매물이 늘어난 지역 대부분이 외곽이나 비핵심 지역이었고, 정작 사람들이 원하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 같은 상급지에서는 매물 증가폭이 미미했습니다.
국토교통부 김윤덕 장관이 공무회의에서 "서울 전체 매물은 줄었지만 강남 3구와 용산 등 상급지에서는 연초 대비 평균 11% 이상 매물이 늘었다"라고 언급했지만, 이것도 전체 물량으로 보면 세발의 피 수준입니다. 실제로 강남구 실거래가는 한 달 새 평균 6억 원 하락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고점 대비 조정일뿐 여전히 분양가 대비 두세 배 이상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 주변 직장 동료들도 "그래 봤자 여전히 비싸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핵심지 다주택자들이 버티는 논리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정권이 바뀌면 세제도 바뀐다는 학습 효과
-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7,983 가구로 전년 대비 77.8% 급감한 공급 절벽 확신
- 전세 보증금을 올려 받아 보유세를 충당하면 세금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버티기 경제학
여기서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 수익률)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ROI란 투자한 돈 대비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강남 핵심지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들은 82.5%의 중과세를 내느니 보유세를 내며 ROI를 장기적으로 극대화하는 쪽을 택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자산가들은 단기 시세 변동에 흔들리기보다 5년, 10년 단위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무주택자는 언제 집을 살 수 있을까
저는 6년 차 직장인이지만 여전히 무주택자입니다. 집값이 오르면 당연히 더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불안하고, 규제가 강하게 들어오면 "이번엔 진짜 떨어지나?" 기대하다가도 막상 제가 원하는 지역은 안 떨어질까 봐 또 불안합니다. 그러니까 부동산 시장은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 심리를 정말 크게 흔드는 영역이라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한국갤럽이 2026년 3월 3~5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응답이 46%로 오를 것이라는 응답 29%를 17% 포인트 앞섰습니다(출처: 한국갤럽). 1월 말까지만 해도 상승 전망이 우세했는데 한 달 만에 하락 전망으로 역전된 것입니다. 응답자의 62%가 다주택자 규제가 주택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한 점도 정부 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전문가들 의견은 조금 다릅니다. PD수첩이 보수·진보·중도 성향 부동산 전문가 20명에게 "이재명 정부가 집값 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를 물었더니 20명 중 13명이 "잡을 수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었습니다. 최상우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양도세 인상만 단독으로 추진하면 이후 매물 잠금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보유세 인상이 병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은행도 2026년 3월 12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정부의 강력한 집값 하락 의지가 시장 심리를 위축시키기는 했지만 아직 구조적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신중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저는 이런 전문가 의견들을 보면서 내린 결론이 있습니다. 정책이 세게 나온다고 해서 바로 시장이 움직일 거라고 믿기보다는, 결국 실수요자가 체감할 정도의 변화가 나오려면 꽤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누가 이기냐"보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덜 흔들릴까"를 더 생각하게 됩니다. 부동산도 결국 제 소득과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서 봐야 하니까요.
지금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수십조 원이 걸린 총성 없는 전쟁터입니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 부활과 다주택자 대출 원천 차단이라는 강력한 창으로 다주택자의 숨통을 조이고 있고, 반면 자금력을 갖춘 핵심지 다주택자들은 공급 절벽이라는 팩트를 방패 삼아 우주 방어에 들어갔습니다. 이 전쟁의 결과는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타이밍, 다주택자의 보유·매도 타이밍, 세입자의 전세금까지 우리의 모든 자산을 뒤흔들어 놓을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핵심지의 실제 매물 증가 추이와 대출 규제 효과를 차갑게 추적하면서, 조급해지기보다 제 기준을 세워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