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F 하나 나온다고 주가가 오를까요? 저도 처음엔 그냥 투자 상품 하나 더 늘어나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월 10일 상장되는 코스닥 액티브 ETF를 들여다보니, 단순히 ETF 출시 소식이 아니라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에 집중적인 수급 충격이 올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신용거래융자잔액이 33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직후라면, 이 ETF로 유입되는 자금이 기술적 반등의 촉매가 될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매매 물량, 왜 지금 주목해야 하나
주말 사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WTI 108달러, 브렌트유 107달러로 2022년 7월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출처: 한국석유공사). 이란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에너지 시설 공격이 이어지면서 생긴 결과인데요, 저 같은 직장인 입장에서 체감되는 건 주유소 기름값이 또 오르겠다는 불안감이었습니다.
유가 급등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증시도 빠졌습니다. 지난 금요일 S&P 500 지수가 1.3%, 나스닥 지수가 1.6% 하락했고, 주간 기준으로는 다우지수가 3%, S&P가 2%, 나스닥이 1.2% 내렸습니다. 여기에 2월 미국 고용지표까지 부진하게 나오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되는 최악의 경제 상황을 뜻합니다.
문제는 이런 하락장에서 신용거래융자잔액이 33조 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인데요, 담보 비율이 무너지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파는 반대매매가 동시호가에 쏟아질 수 있습니다. 저는 작년 8월 검은 월요일 때도 이 과정을 직접 봤는데, 반대매매 물량이 다 소화된 뒤 기술적 반등이 나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과도한 공포로 던져진 자리가 역설적으로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였던 거죠.
수급 충격, 시총 작은 종목일수록 크다
코스닥 액티브 ETF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코스닥액티브 500억 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코스닥액티브 465억 원, 총 960억 원 규모로 출발합니다. 여기에 한화자산운용의 PLUS 코스닥 150 액티브까지 추가되면 초기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ETF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기는 종목들입니다.
ETF에 자금이 유입되면 AP(지정참가회사)가 실제로 시장에서 편입 종목을 매수해서 ETF를 만듭니다. 여기서 AP란 Authorized Participant의 약자로, ETF 설정과 환매를 담당하는 증권사를 뜻합니다. 이 과정에서 편입 종목에 직접적인 매수 압력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기존 액티브 ETF 포트폴리오를 역추적해본 결과, KoAct 쪽은 에이비엘바이오 약 8%, 리가켐바이오 5%, 에코프로비엠 5% 등으로 분산되어 있고, TIME 쪽은 올릭스 7%, 삼천당제약 7%, 에이비엘바이오 6.5% 등 특정 종목에 더 집중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물론 이건 추정치이고 실제 상장 후 편입 비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시가총액 대비 수급 임팩트입니다. 예를 들어 에이비엘바이오는 양쪽 합산 약 700억 원이 배정되지만 시총이 10조 5천억 원이라 시총 대비 0.7%에 불과합니다. 반면 비나텍은 시총 8,400억 원에 양쪽 합산 285억 원이 들어가면 시총 대비 약 3.4%입니다. 한중엔시에스는 시총 4,700억 원에 115억 원 배정으로 2.45%, 코세스도 시총 4,300억 원에 105억 원으로 2.44%입니다. 같은 물을 부어도 수영장에선 수위가 안 변하지만 세면대에선 넘치는 원리와 같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ETF 투자가 결국 내부 종목의 시총 구조를 이해하는 게 먼저라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절대 금액보다 상대적 임팩트가 더 중요한 거죠.
인터배터리 전시회, 전고체 배터리 모멘텀
3월 12일부터 코엑스에서 인터배터리 2026이 3일간 열립니다. 올해 화두는 로봇용 배터리와 AI 데이터센터용 ESS입니다. 삼성 SDI는 2027년 양산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개하고, LG에너지설루션은 로봇용 원통형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를 전시합니다.
전고체 배터리란 기존 배터리 내부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차세대 배터리로, 화재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로봇이나 UAM(도심항공모빌리티) 같은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입니다. 여기서 에너지 밀도란 같은 무게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코스닥 액티브 ETF 추정 편입 종목 중 이차전지 관련주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 에코프로비엠(KoAct 추정 비중 5%)
- 서진시스템(3.8%)
- 비나텍(3.5%)
- 성일하이텍(2.8%)
- 대주전자재료(2.2%)
블룸에너지 밸류체인의 ESS 종목(비나텍, 서진시스템, 비에이치아이)과 전고체 배터리 밸류체인 종목(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 겹치는 교차점이 생깁니다. 인터배터리에서 대형 계약이나 MOU(양해각서)가 발표되면, 전시회 모멘텀과 ETF 초기 매수세가 동시에 걸리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이벤트가 겹치는 시기에 시장이 과도하게 빠져 있다면, 단기적으로라도 기술적 반등을 노려볼 수 있는 구간이라고 봅니다. 물론 장중 내내 시장을 볼 수 없는 직장인 입장에서 무턱대고 단기 매매에 뛰어드는 건 위험하지만, 최소한 왜 이런 흐름이 나오는지 이해하는 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지금 같은 하락장에서 중요한 건 남들이 겁먹을 때 무작정 따라가는 게 아니라, 데이터와 구조를 보고 판단하려는 태도입니다. 액티브 ETF는 상장 후 매일 아침 PDF(포트폴리오 디포짓 파일)를 공개하는데, 이걸 통해 운용사가 실제로 어디에 돈을 넣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장 후 1~2주간 이 데이터를 추적하면 추정이 아니라 확정된 정보로 판단할 수 있으니, 서두르지 말고 확인 후 움직이는 게 가장 합리적입니다.